기차타고 떠나자!
밤에 기차를 타 본 적이 있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이성 친구들과 함께 춘천을 다녀오며 오붓하게 앉아 밤의 어둠을 느끼며 기차를 탔었다.
또 대학시절 서울로 왔다갔다하며 밤기차를 자주 타곤 했었다.
밤에 기차를 타면 묘한 매력에 기분이 좋아진다.
낮에 햇살을 받아가며 달리는 기차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기차 여행의 묘미는 밤기차가 아닐까 싶다.
아무런 풍경도 볼 수 없는 밤기차에 실망하고서도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유럽 여행을 가서 또 밤기차를 탔다.
서유럽 철도에서 거의 사라진 폐쇄형 열차가 아직 많이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처음 스페인 남쪽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에서 밤기차를 탔다.
세비야에서 저녁 7시쯤 기차를 타면 이베리아를 가로질러 아침 일찍 바르셀로나에 도착한다.
최근에는 또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열차가 개통되었다고 하는데 그 열차도 타고 싶어진다.
낮과 밤을 수차례 반복하며 달릴 기차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을 경관을 느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기차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최초의 근대적 운송 수단이다.
서구인이나 조선 사람이나 기차를 타고 처음 장거리 여행을 떠났고, 이국을 발견했다.
1820년대 영국과 프랑스, 미국은 철로를 가설하고 증기기관으로 물자와 사람을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자동차, 비행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발달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차는 안정성, 시간 정확성면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부각하며 그 위치를 공공연히 지키고 있다.
'같이 보고픈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기업 취업 문, 더 좁아진다 (0) | 2016.03.14 |
---|---|
사물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 (0) | 2016.03.11 |
복고에 응답한 대한민국 경제 (0) | 2016.03.09 |
일본올림픽, 주 경기장에 성화대 놓을까? 말까? (0) | 2016.03.08 |
공인중개사들의 비명 (0) | 2016.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