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립박물관 대형 화재, 유물 대부분 불타 없어졌을 가능성 높아
200년 역사의 브라질 국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인류 유산이 화재로 불타버렸다. 안에 있던 유물이 자그마치 2000만점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불타버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18년 건립된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불길이 솟은 것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관람 시간이 지나 문을 닫은 상태였다.신고를 받고 21개 소방서에서 소방관 80여 명이 출동했지만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주변 소화전 2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트럭으로 주변 호숫가의 물을 길어 뿌려야 했다. 불길은 자정 무렵 가까스로 잡혔지만 지붕부터 창문까지 홀랑 타버리고 새카맣게 그을린 벽채만 남았다.
인명피해가 없는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는 돈으로 가늠할 수 없다. 한 관료는 현지 매체에 소장품 90%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전시물 중 하나인 5.36t 무게의 운석은 겨우 소실을 면했다.
브라질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리우데자네이루 시민 수백 명은 날이 밝자 박물관 정문 앞에 몰려와 현장 확인을 요구하며 내부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박물관장은 이 나라의 창세기가 불탄 것이나 다름 없고 브라질의 역사가 사라져 버렸다며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화재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평소 박물관이 이 같은 비상사태에 제대로된 대비를 갖추지 못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동하지 않았다. 오랜 누수로 인해 취약했던 건물 골조는 불길에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